01. In For The Kill 02. Tigerlily 03. Quicksand 04. Bulletproof 05. Colourless Colour 06. I'm Not Your Toy 07. Cover My Eyes 08. As If By Magic 09. Fascination 10. Reflections Are Protections 11. Armour Love 12. Growing Pains
헉, 이게 뭐야? 얼마 전 나온 디페쉬 모드(Depeche Mode)의 새 앨범이 얼마간은 그들의 초창기 모드로 회귀했다더니, 진짜 제대로 회귀한 친구들은 따로 있었다. 보아하니 이름은 라 루. 영국 팝 차트를 현재 손에 넣은 이 남녀 혼성 2인조는 이를테면 유리스믹스(Eurythmics)의 구성으로 소프트 셀(Soft Cell)의 사운드를 거침없이 풀어내는 시대 착오자들이거나 혹은 복고혁명가들이다. 판단이 어느 쪽이든, 이들이 데뷔 앨범 한 장으로 센세이션을 불러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얼핏 몰리 링월드를 닮은 듯도 한, 이 당돌한 빨강 머리 아가씨(엘리 잭슨이란 이름의 그녀는 영국에서는 유명 배우의 딸이기도 하지만 현재는 라 루의 보컬이자 패션 아이콘으로도 기능 중)의 흡사 이정현-박지윤을 오가는 극과극 보컬 음색만 두고 팀 명인 '더 빨강'(그렇다 치자)을 논하기는 무지하게 무리스럽고, 다만 그녀가 파트너인 벤 랭메이드와 함께 만들어낸, 한없이 가벼워서 불면 깃털처럼 덧없이 날아갈 것만 같은 이 세계가 뜻밖에도 참하게 시대정신을 포착해낸 것은 심히 유쾌한 아이러니라고 하고 싶다. 'In For The Kill', 'Tigerlily', 'Bulletproof'의 초반 파죽지세 곡들은 무적의 후크송들이기도 하다. (경배하라!)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