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글

초등동창회

대칸 2015. 10. 23. 18:28

초등학교 동창들이 둘러앉아 왁자지껄하게

이야기 꽃을 피운다.

 

잔 솜털이 보승보승한 얼굴  까까머리 단발머리에는

나이테 처럼 주름살  하이얀 서리가 내려

 

앙상한 허수아비가 되여  

세월의 흔적을 엿보이건만

 

그래도 마음은 동심의 세계로 타임머신을 타고

아스라히 머언 어린시절로 돌아가

 

공기돌 굴리고  고무줄 끈던이야기

냇가에서 가재잡고,쥐꼬리 자르던 이야기

 

이웃동네 수박밭에서 서리 하던 이야기

갑자기 내린 홍수로 등교못하고 발 동동구르던 이야기

 

소식이 두절된 친구의 안부를 묻다가

한사람씩 살아온 삶의 스케치를 하는데

 

폭력적이고 일방적이었던 남편과 맞짱떳던 이야기

고부 갈등으로 참고 눈물을 삼키며 살아온 이야기

 

시간이 가는줄 모르고 이어지는데 술한잔에

허공을 가르는 웃음속에는 공허한 미아리뿐

 

이순(耳順)의 뒤안길에서 요단강을 향해

달리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각본없는 한편의 영화였다.

장편소설이었다.

한편의 서사시였다.

 

달리는 차창가에 목젖이 훤히 보이며

웃던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아련히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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