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멍청이
내가 바보이지
내 안에서 나를 갉아먹는
벌레가 있는 줄 몰랐다
내가 유년시절( 幼年時節)
그놈이 가지 않는다고 투덜거렸으며
청년시절(靑年時節) 그놈 따라
춤을 추며 즐거워했다
중년시절(中年時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닐었는데
지금 와 생각하니
나의 젊음, 열정, 정열, 패기
얼마나 많이 빨아먹고 자랐는지
힘겨워서 짊어지고 다닐 수가 없구나
끄집어내어 버리고 싶으나
끄집어낼 재주가 있어야지
그래 그것이 숙명(宿命)이라면
크려면 얼마 던 지 자라 봐라
크다가 크다가 더 크지 못하면
너와 내가 가는 곳이 따로 있겠는가
한 곳 밖에 없는데
세월아!